독일의 식빵으로 계란샌드위치 by 고선생

만들기 쉽고도 맛있는 간단한 계란샌드위치를 만들었다. 독일 와서 처음으로 식빵을 산 기념이다.
독일 온지 몇 년인데 식빵을 처음 사다니?? 그러니까, 제대로 된 빵집에서 식빵을 산게 처음이라는 것. 수퍼같은데서 파는
일반적인 포장식빵이 아닌, 신선한 빵집의 식빵. 아.. 생각해보니 베를린에서 살 당시에 빵집에서 식빵을 사본적이 있긴 하지만,
그건 내 기준에 맞지 않아 제외한다. 사실 식빵이라는 빵은 한국 기준으로는 어느 빵집에 가더라도 기본 중의 기본으로 팔고
있는 친숙한 빵이다. 하지만 독일에선 다르다. 가장 기본적인 빵집빵은 브뢰쳰(하드롤)과 호밀빵 계열이고, 식빵(바이쓰브로트)은
취급하지 않는 빵집이 더 많다. 규모가 좀 있고 다양한 빵을 파는 빵집에서나 겨우 보인다. 빵에 대한 선호도가 식빵은 다른
빵에 비해 낮은 것 같다. 한국에서야 부드럽고 쫄깃한 스타일의 식빵은 가장 기본적인 식사빵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말이다.
여기 도르트문트 중심가에는 무려 '식빵 전문 빵집'이 있다. 굉장히 보기 드문 경우인데, 반가운 마음에 들러보았다.
1848년부터 내려온다는 이 빵집. 안에 사람들도 줄 서 있고.. 기대감이 커진다.
진열해놓은 식빵에서부터 믿음이 간다. 사실, 독일의 '식빵'이라고 해도 한국의 식빵과는 꽤 다르다. 모든 빵이 그렇지만
일단 식빵도 묵직하고 중량감 있다. 그리고 겉이 좀 탄탄히 탄력있는 편. 이스트 넣어 부풀려 속이 꽉 차지 않고 대신 말랑함과
쫄깃한 식감을 미덕으로 삼는 한국의 평균적인 식빵과의 차이점이다. 그리고 속깊은 밀의 내음은 진짜 빵답다는 느낌.
물론 식빵이라는 이름을 걸고 운영하는 빵집이라 해도 식빵만을 팔지는 않는다.
다른 빵들도 팔긴 하지만.. 저 뒤로 보이는 유독 눈에 많이 띄는 식빵들. 이렇게 식빵이 많이 보이는빵집은 처음!
가장 무난한 샌드위치용 식빵을 샀다.
집에 사와서 이 식빵으로 뭘 먹을까 하다가.. 오랜만에 계란샌드위치가 생각났다.
무지 간단. 계란을 일단 삶아서 칼로 다져주면 반은 완성이다.
더 잘게 다지기도 귀찮아서 이정도로 끝냈다.
마요네즈를 뿌린다. 독일의 마요네즈는 한국, 일본의 마요네즈처럼 이렇게 듬뿍 섞기엔 그 맛이 약간 별로다.
오히려 조금씩 찍어먹는 소스로서의 맛은 괜찮은데.. 감자튀김을 찍어먹든지. 하지만 별 수 없이 쓸 수밖에.
소금과 후추를 조금 쳐주고 고루 섞으면 내용물 완성. 취향에 따라 여기에 오이같은 야채를 섞어도 되겠지만
온전히 계란의 풍미로만 먹는게 더 맛있어서 난 이게 좋다.
빵을 깔고
빵에 계란을 바르고 그 위에 빵 얹어주면 완성. 사실 난 이대로 먹어도 충분한데 왜 다들 모서리를 잘라내는걸까.
난 식빵 모서리가 얼마나 맛있는데.
그래도 블로그에 포스팅하는거니까 하나 정돈 잘라내보자. 자르는 족족 모서리 먹어치웠다.
보여주기용 계란샌드위치 세팅 완료. 이거 먹고 또 먹을 땐 모서리 자르는 쓸데없는 짓은 하지 않았다.
저녁에 실내조명 탓인지 새하얀 식빵이 새하얗게 나오지 않았다.  독일의 식빵은 평균적인 한국의 식빵의 느낌과는
사뭇 다르고 더 밀도 높고 깊은 맛이 난다. 사실 이번에 산건 샌드위치, 토스트용인 무난한 빵을 사서 내가 어렸을 적 먹은
더 제대로 된 식빵보단 미량의 버터맛이 나긴 했지만 나중엔 클래식한 진짜배기 식빵으로도 즐겨봐야지. 하지만 이것만 해도
샌드위치로 먹기엔 만족스러웠다. 식빵을 사게 되는 용도가 십중팔구 샌드위치일테니.

덧글

  • Fabric 2010/03/13 16:55 #

    저는 부드러운 빵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지라 한국의 빵집에서는 눈길가는 빵이 몇 개 없어요ㅠㅠ 아침에 빵을 먹는 저는 덕분에 빵집에 갈 때마다 독일 생각이 난다는.. 고선생님 요리를 보면 군더더기가 없다는 느낌이 들어요 물론 이번에야 샌드위치니까 워낙 간단해서 그 특성(?)이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재료의 맛을 충분히 살리는 제 기준에서는 최고의 요리법(저는 터득하지 못했지만...ㅠㅠ)으로 요리하시는 거 같아요 :)
  • 고선생 2010/03/14 02:43 #

    한국의 부드러운 빵도 아예 유럽빵과 별개로 분리해서 생각한지 오래라 가끔은 그 식감이 땡길때도 있긴해요. 버터크림빵, 단팥빵, 우유식빵 이런건 먹고싶네요..ㅎㅎ
    사실 제 음식이 뭔가 재료 많이 쓰고 그런것보다도 말씀대로 다양한 재료 아니고서라도 딱 맛이 살게 조합하는 것과 재료맛 잘 살리는데 주력하거든요. 저도 그게 지향점이랍니다. Fabric님도 이것저것 해버릇하시면 금새 쑥쑥 느실겁니다. 요리란건 그렇더라구요^^
  • 한다나 2010/03/13 18:31 #

    어쩜좋아 정말 맛있어 보여요 ㅠㅠ 으엉....................달걀 정말 좋아하는데. 최고예요ㅠㅠ
  • 고선생 2010/03/14 02:44 #

    이것처럼 간단한 샌드위치가 또 있을까요? 물론 그냥 햄이나 치즈 껴먹는게 더 간단하지만.. 이건 계란 삶고, 까고, 다지고.. 손이 좀 가긴 해도
    방법 자체는 그 누가 만들어도 동등한 맛을 낼 수 있는 간단한 방식인걸요^^ 한다나님도 오늘 한번 드시는겁니다!!
  • 나비 2010/03/13 20:16 #

    저도 달걀만 저렇게 다져서 넣고 만든 달걀 샌드위치 최근에 딱 한번 해먹었는데 맛있더라구요 +_+
    잡다하게 이것저것 넣은 것보다 심플한 재료 2-3가지 넣은 게 훨씬 맛있는 것 같아요!

    그나저나 독일의 식빵이라- 참 맛이 궁금하네요.
    저도 식빵의 가장자리는 참 좋아해요. 잘라내서 버리다시피하는 거 보면 아까워요 -.-
    가끔 모양 낼 때는 잘라서 입으로 야금야금.
  • 고선생 2010/03/14 02:47 #

    네 그렇죠. 한국에선 뭐 영양비율이다 뭐다 자꾸 따지는 경향이 있어서 오이도 넣고 뭐도 넣고 그러는데
    전 맛이 우선이거든요 ㅎㅎ 계란의 그 진한 풍미를 더해주는 마요네즈와의 조합. 정말 맛나죠.
    그냥, 독일의 식빵은 '참 빵'이구나 하는 느낌이랄까요. 속깊은 밀의 내음과 탄탄한 밀도와 비중.. 이런거죠.
    설마 딴 분들, 샌드위치 만들때 모서리 잘라내고 그대로 버리는건 아니겠죠? 정말 버리는거라면.. 벌받을거에요!
    나비님도 그 맛을 아시니까.. 반갑네요^^
  • chimber 2010/03/13 21:48 #

    달걀 샌드위치 정말 너무 좋아하는데.. 포장된 식빵이 아닌 저렇게 당일 구워 내다 파는 신선한 식빵에 해먹는 맛은 더욱 좋을 것 같네요. 그래도 가끔 한국의 우유식빵같이 말랑말랑해서 속 없어 보이는 빵들이 그리울 때도 있더라고요 풍요속의 빈곤일까요.ㅎㅎ 시험이랑 끝나서 시간이 나면 꼭 집에서 달걀 샌드위치를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하는, 고선생님 따라쟁이입니다-.-;;ㅋㅋ
  • 고선생 2010/03/14 08:51 #

    포장된 식빵은 아무래도 방부제냄새같은게 느껴지고.. 신선함이 없지요. 물론 식빵을 파는 빵집을 보지 못했을 땐 더러 수퍼에서 사먹었었지만 그런건 생으로 먹긴 좀 그렇고 토스트로 만드는게 낫더라구요. 하지만 이런 신선한 식빵은 그대로 먹는게 예의죠! ㅎㅎㅎ
    아 물론 한국의 부드러운 그런 식빵도 좋아합니다. 그건 그만의 매력이 있어요. 특히나.. 아침 9시쯤 가면 정말 갓 구워져 나온 식빵의 부드러움은 정말... 끝내줬죠. 자르지도 않고 그냥 손으로 찢어먹는...
    계란 샌드위치야 정말 그 누구라도 만들 수 있는 쉬운 음식이니까 부담없이 만들어 드세요!
  • 누리숲 2010/03/14 00:30 #

    빵이 구워진 다음부터는 빵의 향기가 속살에서 껍질로 옮아간다고 하더군요. 사실 양산빵을 사먹을 적엔 식빵가장자리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집에서 천연효모로 빵을 구워먹으면서 부터는 빵껍질(?)이 얼마나 맛나고 향기로운지 깨달았다지요. 구운지 하루지난 빵의 표면에 코를 박고 숨을 들이쉬면 얼마나 기분 좋은지 몰라요..^^* 이젠 저도 빵껍질 매니아입니다..ㅋㅋ
  • 고선생 2010/03/14 08:53 #

    그래서 양산빵은 그냥 그대로 먹는것보단 구워먹는게 나은 것 같아요. 설마 가장자리 썰어내고 굽는 사람은 없겠죠.
    뭐든 바로 만든 신선함이 맛있는 것 같아요. 빵은 더더욱 그렇죠. 그 물씬 풍기는 빵내음에 정말 쓰러집니다 ㅋㅋ
  • 2010/03/14 01:28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고선생 2010/03/14 08:55 #

    역시 비밀님도 그 맛을 아시네요^^ 뭐가 섞이면 플러스가 아니라 오히려 마이너스라니까요. 계란맛을 방해하죠.
    ㅋㅋㅋ 저도 어렸을 땐 가장자리만 삥 둘러 먹고 그 다음에 속을 먹었었는데..ㅋ 설마 저랑 똑같이 드셨던 분이 계실줄이야!!^^ 전 무려 햄버거도 그렇게 먹었드랬어요.
    뭔가 이유는 없이.. 그냥 습관이였던 것 같아요. 왠지 그렇게 먹어야 될 것 같은? ㅎㅎ
  • 화려한불곰 2010/03/14 01:40 #

    오호 간단한 방법으로 만드는 샌드위치 맛나보여요 + _+
  • 고선생 2010/03/14 08:55 #

    정말 간단합니다. 부담없이 해드세요.
  • googler 2010/03/14 08:18 #

    여기선 저런 흰식빵이 잘 눈에 안 띠네요. 있다 해도 저거 2분의 1 정도로 작은 크기의 흰식빵이구요. 잘 만드셨네요 에그 샌드위치. 저보다 솜씨 좋으세요, 에그 샌드위치.
  • 고선생 2010/03/14 08:56 #

    유럽에서 식빵이란 빵 자체가 좀 흔하지 않은 것 같아요. 오히려 미국에선 많이 보이고.. 한국에선 빵집의 기본중의 기본인데.
    여긴 그래도 식빵 전문 빵집이 있어 다행입니다.
  • 잠자는코알라 2010/03/14 08:19 #

    모서리 자른 것도 맛있다고 하신것에 동의합니다!!!!!!!!!!!!! 아마 모서리에까지 샌드위치 속이 꽉꽉 차있는 경우가 별로 없어서 맛없어서 잘라내게 되는 것 아닐까요? 잘라내면 겉보기에 깔끔해 보이는 것도 있구.. 그치만 고선생님이 사신 것같이 맛나보이는 빵이라면 모서리는 물론 빵부스러기까지 다 주워먹을 수 있을 것 같아요. ^^
  • 고선생 2010/03/14 08:59 #

    저 사실 그냥 먹는데 이쁘게 보이고 싶어서 하나 샘플로 모서리 잘라내고 사진 찍은 것 뿐이에요 ㅋㅋㅋ 모서리에까지 속이 차지 않는다면 모서리 밖으로 마구 튀어나오면 되죠!!! 정확히 샌드위치 한가운데만 속재료가 '모여있는' 편의점 샌드위치같은건 볼 때마다 분노입니다! 아아 빵보다 넓은 면적으로 속이 밖으로 튀어나온 샌드위치의 그 아름다운 자태는.... ㅋㅋㅋㅋㅋ
  • 맛있는쿠우 2010/03/14 09:57 #

    한국 식빵은 뭐랄까, 밥 대용보다는 간식의 느낌이 강해서ㅋㅋ
    조금씩 찢어서 입 안에 넣고 이리저리 굴려가며 녹여서 삼키는 재미가 쏠쏠하다죠
    봄소풍같은 거 나갈 때 저런 샌드위치 만들어가면 간편하고 맛있고 좋을 거 같아요 :)
    모서리 잘라내신 거 보니 러스크 생각남ㅋㅋㅋ
  • 고선생 2010/03/14 19:25 #

    그래서 한국 식빵은 먹어도먹어도 계속 먹혀요 ㅋㅋㅋ 어느새 식빵 반 이상을 해치웠는데 계속 우물거리고 있는 ㅋ
    소풍땐 저렇게 '마요네즈에 비빈 속' 샌드위치가 참 정겹죠. 계란 뿐 아니라 참치샌드위치도 좋고..
  • 홈요리튜나 2010/03/14 16:02 #

    멋있는 빵들이 잔뜩!
    식빵 색이 살짝 진하게 나온 것이 오히려 맛있게 보이는걸요

    전 식빵 모서리 잘라내서 모아뒀다가 러스크나 브레드푸딩해먹는답니다
    이 맛에 일부러라도 자르게 되네요^^
  • 고선생 2010/03/14 19:26 #

    역시 베이킹 능력자의 눈을 가지신 튜나님은 저 빵집의 빵들을 알아보시네요.
    전 그냥 빵은 빵대로 먹지 딴걸 또 만들어먹은적은 없네요. 그냥 그대로 먹는게 젤 편해서 ㅋㅋ
  • 박혜연 2010/03/14 21:05 # 삭제

    진짜 우리나라의 빵집들은 어딜가도 식빵들이 눈에 띄는데 저기 독일은 식빵을 많이파는 빵집들이 많지가 않다는게 확실하네요?
  • 고선생 2010/03/15 21:57 #

    한국에선 빵들의 기본이 식빵인 반면 독일에선 식빵이 기본적인 빵 취급은 안 하는 것 같아요.
  • squamata 2010/03/14 21:57 #

    아. 맛있겠다!!ㅠㅠㅠㅠ 요 사이 이렇게 심플한 샌드위치가 참 끌려요.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와사비 살짝 섞어도 맛나요. 홀그레인 머스타드는 말할 것도 없고!
    야밤에 이런 걸 봐서는 끄아아.
  • 고선생 2010/03/15 21:59 #

    말씀듣고보니 와사비 섞어도 맛있겠습니다! 머스타드보다도요! 일전에 일본 방문했을 때 맥도날드에서 그런 햄버거가 있었거든요.
    마꾸란인가.. 란이 계란란자죠. 거기 계란도 들었는데 살짝 와사비맛도 났거든요. 그 맛의 어우러짐이 상당히 괜찮았어요!
    봉인된 기억을 끄집어내주셨네요!! ㅋㅋ 다음엔 그렇게 시도를^^
  • 하니픽 2010/03/15 13:40 #

    흐아흐아~ 이런 빵집!!!!! 제가 너무 사랑하는 빵집이잖아요!! 이런 베이직한 빵들의 향연이라니 어흑흑.... 제가 아침마다 일어나서 보는 영상스페셜 '산'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오늘 아침에 보여준 장면이 영국의 데일리웨이를 걸어서 여행하는 모습이었거든요. 그런데 그 보도여행가가 통밀아니면 호밀 식빵으로 만들어진 샌드위치를 먹는 장면이 나왔는데 정말 정말 너무 맛있어보이는 거예요~ 구수해보이는 짙은색 식빵과 안을 가득채운 야채들!!! 그런데 고선생님의 샌드위치를 보니 그 샌드위치와 빵 색이 같아서 저는 또 먹고 싶다고 몸부림칠 뿐이랍니다!!!! 역시 빵은 베이직한 빵이 좋아요~!!! 어제 오라버니가 골라온 빵은 크림빵이라 한조각 떼어먹고 실망했지 말이예요;;
  • 고선생 2010/03/15 22:02 #

    ㅋㅋㅋ 유럽에서야 이런 빵이 기본중의 기본, 가장 흔한 빵인데 한국에서야 빵에 대한 기준이 다르다보니 영 풍경이 다르죠^^; 아마 한국에선 저런 빵만 파는 빵집이 있다 해도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끌긴 힘들거에요. 아무래도 먹어온 가락이 있고, 그 형태와 맛에 한국인 입맛은 길들여져있을테니.. 물론 요즘 젊은세대들 중심으로 제대로 된 유럽식빵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지고는 있어도 그래도 그런 빵을 주식으로 먹는 유럽에서와 달리 빵은 식사보단 서브간식으로 더 소비되는 한국에서의 인식차이가 있으니 전혀 다른 문화권에서 똑같이 재현될 수는 없겠죠. 그래도 하니픽님 좋아하는 스타일을 제가 아니까.. 이 빵집 데려가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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