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의 중식, Chop Suey by 고선생

Chop Suey는 거창할 것은 없는, 중화풍의 잡 볶음 요리입니다. 기원은 여러가지 설이 있는데 공통적으로 청나라 말기 때
중국에서 여러 재료를 한꺼번에 같이 볶아냈던 음식이라고 하는데, 특히 이 Chop Suey라는 명칭은 서양의 중국집에서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이 개성없지만 푸짐한 볶음요리가 서양인들에게 맞았었는지, 첫 등장했을 당시엔 굉장한 인기를
끌었다고 합니다. 아마 서양에서 대중적으로 퍼진 중식의 시발점이자 중심이였던 음식이 이거라고 생각됩니다. 일식의 스시가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캘리포니아 롤이라든가, 한국에선 국민음식으로 격상된 짜장면처럼 가장 대중적인 서양 중국집의
대표메뉴가 되었죠. Chop Suey는 정해진 요리법은 없습니다. 굳이 한국어로 표기하자면 잡탕, 잡채 등으로 쓸 수 있는데,
조합하는 재료들에 의해 파생되는 요리는 무한하죠. 그냥 이것저것 재료들 한꺼번에 팬에 넣고 볶는 요리다보니까.
닭고기를 넣으면 치킨 찹스이, 쇠고기를 넣으면 비프 찹스이 등등.. 취향에 따라 즐기면 그만입니다.
인기에 대한 반증이라도 하듯, 버젓한 독일의 수퍼에서도, 그것도 꽤나 거대한 양념회사인 Maggi에서도 집에서 간단히
즐길 수 있는 Chop Suey 양념 파우더가 팝니다. 인도의 향신료들의 조합에 따라 다채로운 맛을 내는 커리라는 음식을
표준화된 일괄적 맛의 누리끼리한 '카레파우더'로 유통되어 전세계로 퍼지면서 본토 커리와는 또다른 맛의 '카레'의 기원이
된 영국에서처럼, 무난하게 어떤 재료들과 함께 볶아도 중화풍 볶음요리의 맛을 내도록 만든 인스턴드 파우더소스죠.
그래서 만들었습니다. 저만의 Chop Suey!
들어간 재료는 마늘, 파, 배추, 양파, 그리고 고기는 삼겹살을 썼습니다.
팬에 재료들이 익을 때까지 다같이 볶다가 물을 붓고 Chop Suey 파우더를 풀어서 끈끈해질 때까지 끓이며 볶으면 끝이죠.
어떤 재료들을 쓰더라도 이 표준화된 소스의 맛 때문에 전체적 맛은 다 비슷해지겠지만 원래 정해진 형식이 있는게 아닌
프리한 요리이다보니 건더기의 조합은 자유로우나 그래도 Chop Suey라는 이름을 달고 나오는 볶음요리에서 공통적으로
느끼게 되는 소스의 맛은 상통하는게 있었습니다. 이 파우더 소스도 그 맛에 가까웠고, 무난히 맛있네요.
이젠 중국 본토보다도 서양에서 더 친숙해진 대표 중식인 Chop Suey입니다. 뭐든 한번에 볶으면 그만. 역시 중국음식의
전세계에 대한 친화력은 대단해요. 스스로 만들기에 따라서 각각 달라질테니, 음식계의 안드로이드OS라고나 할까요.

덧글

  • pink 2010/01/28 19:28 #

    제가 엄청 좋아하는 음식이네요 ㅋㅋㅋ
  • 고선생 2010/01/29 06:15 #

    만들기도 간단합니다. 찹스이 양념이 한국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 2010/01/28 20:22 #

    뭔가 독특한 맛이 날 것 같은 느낌 !
  • 고선생 2010/01/29 06:15 #

    독특하진 않아요. 그냥 익숙한 질척한 중화풍 볶음이죠.
  • googler 2010/01/28 20:22 #

    맛있어 보입니다.
  • 고선생 2010/01/29 06:15 #

    스웨덴에도 있을테니 한번 만들어보시죠!
  • Anonymous 2010/01/28 23:03 #

    오 제가 좋아하는 노래 제목이군요 ㅎㅎ
  • 고선생 2010/01/29 06:16 #

    그 노래제목 역시도 이 음식에서 받은 영감일걸요.
    화가 에드워드호퍼도 찹스이라는 제목의 그림이 있고.. 과연 인기있는 음식이군요.
  • 한다나 2010/01/28 23:35 #

    고기!고기!고기! 삼겹살이 들어가서 더 맛있을 것 같아요! 고기!!
  • 고선생 2010/01/29 06:17 #

    삼겹살도 좋지만 담백한 살코기 부위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ㅎ
  • 풍금소리 2010/01/29 01:06 #

    음...저는 중식당에 있는 그 매운 쏘스로 면요리 먹는게 젤 좋아요.
    이상하게 독일에선 매운 음식을 먹으니 향수가 달래지더군요.유난스럽게......
  • 고선생 2010/01/29 06:18 #

    시뻘건 그 매운 소스 말씀이군요. 스리라챠 핫소스.
    정작 한국에선 그 이상의 매운 음식이 널렸으니 별로 그립진 않으시죠?
  • bluexmas 2010/01/29 02:09 #

    오오 저도 독일에서 저 매기표 믹스 사서 뭔가 만들었던 기억 납니다. 뭘 만들었더라... 한 백가지 있던 것 같더라구요.
  • 고선생 2010/01/29 06:21 #

    그래도 엄연한 독일계 브랜드인데도 미국선 자기네식 발음으로 부르나보네요. 마기를..
    종류야 무지 많죠. 파스타, 수프, 소스 등등.. 이렇게 서양식 중화요리양념도 있네요.
    bluexmas님도 독일서 머무셨었나봅니다.
  • 강우 2010/01/30 05:04 #

    이걸 보면서 생각나서 오랜만에 chop suey 를 들어주었네요. :)
  • 고선생 2010/01/30 05:07 #

    chop suey라는 음식이 한국에선 굉장히 낯선 이름인가봐요. 음식으로서 아는척해주시는 분이 전연 없고
    노래제목으로 더 유명하다니...!!;
    하긴 여기 사람들도 짜장면은 모르겠지만요 ㅎ
  • 강우 2010/01/30 05:09 #

    예전에 오죽하면 한국에서는 chop suey가 처음 알려지고 유행 탔을때
    (그것도 외국인 둘의 립싱크 개그영상덕분에 떳죠) , chop suey에 대한 설명이 그냥
    '잡채'라고 알려진 경우도 꽤 있었어요. 우리나라 잡채하고는 좀 틀린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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