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포님 도착 by 고선생

원래 본가에 있는 지금까지 찍은 아날로그 사진 필름 현상한 것들 보내달라고 요청한 것이였는데
그 김에 여러가지 끼워서 큰 소포를 받게 되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지만, 어쨋든 한국에서의 소포는 언제나 해피.
이야.. 드디어 생겼다. 채칼. 채칼이 얼마나 유용한데. 당장 파마잔 치즈도 더 맛있게 먹겠군.
플라스틱 대야. 이젠 더 이상 김치 힘들게 안 담가도 돼... 어흑 ㅠㅠ
찜용 틀과 대형 체. 찜요리도 할 수 있고 위의 대야 사이즈의 거대한 체 역시 다용도. 그저 주방용품같은게 반갑구나.
유통기한이 넉넉해, 올 여름 나의 별식이 될 청수냉면. 나의 여름음식은 언제나 물냉면이 최고.
라면은 그동안 끊다시피 했는데.. 생활비 좀 아끼고자 이따금 라면도 좀 먹기로 했다.
보내주는 김에, 여기서 일반적으로 보기 힘든 라면종류들로 골라봤다.
아쉬우나마 무게때문에 딱 두 캔만. 꽁치통조림.
아 그러고보니, 독일에 없는 '스팸'을 보내달라고 할걸.
버터구이 오징어... 네 이놈 마약같으니.
유탕류 과자는 거의 안 먹는데, 유일하게 좋아하는건 새우깡이다. 안에서 쥐가 나오든 말든 맛있는건 맛있는거.
치토스.. 이 미친 가격. 한국에서부터도 내가 내 돈 주고 이런 봉지과자 사먹은지가 까마득한데,
내가 내 돈 주고 사먹던 시절은 치토스가 큰 봉지, 작은 봉지로 구분되어 있었고 큰건 500원, 작은건 200원 하던 시절.
안에 들은 아이템은 뒷면 긁을 수 있는 네모난 스티커가 들었던 시절. 90년대 초반이구나.
이건 당시로 치면 200원짜리 작은 사이즌데 그때보다도 양도 줄은 것 같은데 저 처참한 가격이란...!!! 미쳤다.
그 외 박스 안에 자잘히 쌓여있는 이것저것. 즉석 국과, 새우깡과 더불어 한국 과자류 중에 최고로 좋아하는 초코파이.
어릴 때 독일서 살던 시절엔 한국에서 보내준 초코파이 맛보고 초코파이 때문에 한국 가고 싶다고 조르기도 했을 정도였다.
초코파이 덕분에 한국이란 나라는 훌륭한 나라라고 생각까지 했다니까. 여전히 좋아하는 초코파이다. 초코파이는 오리온이 진리.
하지만 난 점점 바뀌어가는 저 포장디자인은 영 맘에 안 드는데, 옛날처럼 파란 박스에, 개별 포장은 투명했던게 좋았다.

반가운 주방, 요리도구들과 한국의 먹거리들로 가득찬, 개봉시 행복했던 소포님.
이미 1차 목적이였던 필름은 확인하자마자 저리로 던져놓고 먹을거 체크하느라 여념이 없는 나였다.ㅎ

덧글

  • delicious feelings 2010/01/28 08:47 #

    꿀꽈배기과자는 900인거알고 저도 기절할뻔했었답니다...요새 과자값 너무 비싸요....
    쥐도새도모르게 누가 그렇게 가격을 올려놨는지~물론 라면도 많이 올랐더라구요...
    제가 라면을 안좋아해서 다행이지....ㅡㅡ;;;;
    그리고 기억을되살려 생각해보니...
    저도 쪼꼬파이포장은 파란색박스에 투명봉지였던 그때가 좋았답니다~^^
  • 고선생 2010/01/29 00:57 #

    과자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게 다행이라면 다행인 셈이군요. 특히 유탕류 과자는 가끔 새우깡이나 감자칩, 나초같은거 외에는
    다 별로거든요. 한동안 아예 안 보다가 막상 보니 가격이 정말.. 이미 제 기억속의 가격이 아니네요. 情 가득했던 100원짜리 초코파이도 옛말이고.
  • 잠자는코알라 2010/01/28 10:39 #

    소포님 맞네요!! 님자를 꼭 붙여야 할듯한 뭔가 정겨운 아이템들이 가득하네요 ㅋㅋㅋ 한국에서는 흔하지만 독일에서는 찾기 힘든 것들일 것 같아요. 특히 저 찜틀이요.. 조만간 만두 한번 만드셔야 할듯 ^^;;
  • 고선생 2010/01/29 01:00 #

    아아 소포사마..ㅎㅎ 외로이 홀로 타지에서 꿈틀대고 있는 저로선 한국에서 오는게 무엇이든 다 '님'이십니다^^
    찜틀은 독일에서도 있어요. 주방용품 코너 가면 있는데.. 한국에서가 말도 안 되게 더 싸더라구요.
    만두............. 저 작년에 만두 한번 했다가.. 결과물은 나쁘지 않았는데 너무 힘들었답니다...ㅠㅠ
    이젠 예전처럼 여유있게 사는 입장도 아니니 앞으론 좀 힘들 것 같아요. 방학때나 노려볼까 싶네요.
  • H씨 2010/01/28 10:39 #

    쵸코파이부분은 100%, 200% 공감공감입니다.
    한국으로부터 소포가 신년선물인 셈이네요. ^^
  • 고선생 2010/01/29 01:01 #

    저런 과자류 포장디자인은 차츰 변화되는 스타일이 죄다 맘에 안 들어요. 초코파이 뿐 아니라.. 저 치토스도 말이죠.
    무게감도 없고 방정맞고.. 제 눈은 여전히 8090에 맞춰 있습니다.
  • december 2010/01/28 12:02 #

    저도 흐뭇해지는데요. :)
    며칠 전 저도 친구에게 소포를 하나 받았는데, 한국의 엄청나게 귀여운 문구용품들을 잔뜩받았어요. 어찌나 녹아내리든지(!!!)... ㅋㅋㅋ
  • 고선생 2010/01/29 01:01 #

    문구류도 한국에서 사는게 훨씬 싸죠. 정말, 왠만해선 한국물건들이 다 싸요.
  • loneplay 2010/01/28 12:33 #

    요새는 아이스크림도 웬만하면 1500원을 훌쩍넘는답니다ㅜㅜ 슈퍼해서 세일해서 500원주고 2개가져갈때가 그리워지는..ㅋㅋ
  • 고선생 2010/01/29 01:03 #

    제 기억속의 마지막 아이스크림은 700원인가였는데......
    하아.. 100원짜리 쌍쌍바랑 빠삐코 사먹던 때도 엊그제 같은데.. 500원짜리는 '콘 아이스크림'만 그 가격이던 시절.
  • 강우 2010/01/28 15:01 #

    '아주조금더큰' 봉지사이즈 과자는 이제 천원 천이백원 천오백원의 끔찍한 가격이지요.
    구성이 튼실해서 행복한 소포인걸요 :)
  • 고선생 2010/01/29 01:03 #

    앞으로도 한국 가서는 과자 더더욱 안 사먹겠군요. 전에도 잘 안 먹었었지만.
    그래서 요새 홈베이킹하는 분들이 많아지시는건지..
  • cleo 2010/01/28 22:05 #

    '종합선물세트'네요...보는 제가 다 흐뭇합니다. 유학생들 저런 선물 받는거 젤 좋아하던데...:D
    그나저나, 플라스틱 대야에 김치를 담그시는 고선생님 모습을 상상하니 웃음이 절로 납니다.
    ( 전, 아직 '김치' 담그본 적 없는데...존경스러워요...-.-;;; )
  • 고선생 2010/01/29 01:04 #

    기분 내는 것 이상으로, 먹고 사는 문제랑 직결되기도 하니까요.
    저.. 김치담그는 비주얼을 남에게 보여준 적 없는데;;
    나중에 김치 담글땐 과정샷과 셀카라도 남겨서 포스팅해볼까요?
  • 한다나 2010/01/28 23:36 #

    이정도 되면 소포가 아니라 선물이에요 ㅠㅠ 우앙
    전 한국에 있으니까 당장에라도 구할 수 있는데도 왠지 보고 있으니 같이 떨리네용
    이런게 이심전심? ㅎㅎㅎ
  • 고선생 2010/01/29 01:07 #

    ^^ 한다나님.. 저랑 맘 통하셨어요 ㅎㅎ 아앗 부끄러 부끄러!!!
    늘 흔해서 신경도 안 쓰던 것들이, 그것들을 구하기 힘든 환경에 던져지니 사소한것들 다 반갑고 소중하고 그렇네요.
  • googler 2010/01/29 02:53 #

    찜기 저게 벨로 부럽네요. 왜 저걸 챙겨올 생각을 못 했는지 아쉬워집니다. 언제 또 저런 찜기 소포님 당도할 날이 있기를 손꼽아 기다려봅니다. 그전에 내가 한국가서 살 수도 잇겟지만서도. :-)
  • 고선생 2010/01/29 03:13 #

    독일에도 있으니 스웨덴에도 있기야 하겠죠. 가격부담되신다면 나중 소포편으로 받으시던지 직접 한국에서 사오셔도..
    참고로 한국에선 2000원 미만이였습니다.........
  • .. 2010/03/29 23:31 # 삭제

    헐 채강판?, 찜틀, 대야는 여기서도 싸게 팔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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