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너무너무 삼겹살이 먹고싶었을 뿐 by 고선생

문득문득 어떤 특정한 음식에 필이 팍 꽂혀 너무너무 먹고 싶은 때가 있다. 잘 못 먹던 음식, 먹은지 오래된
음식같은게 그런건데.. 그렇게 따지면 여기서 먹기 힘든 한국음식들은 죄다 그렇지만..
그건 애초에 단념하고 있는거니까 그렇다치고.. 한동안 삼겹살을 먹지 못하고 있을 때 어느날,
그렇게나 삼겹살에 필이 꽂혀 너무너무 먹고 싶었던 날이다.
같이 먹을 딴 음식은 생각도 나지 않는다 그저 삼겹살만이 눈에 아른거린다.
당장 삼겹살 한팩을 사와 통째로 오븐에 굽는다. 팬에 굽는게 가장 빠르긴 하겠지만
아무리 급해도 나중에 팬 설거지해야 하고 기름튀고 하는게 번거로워
꾹 참고 인내하며 오븐에 1시간 반 정도 구웠다.
오븐 문을 열었을 때 날 반기는 지글지글 익은 삼겹살들.
그 사이 찍어먹을 양념을 만들었다. 쌈장에 고추가루를 섞은 간단한 조합. 상추도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뒤늦은 아쉬움이 뇌리를 0.1초간 스쳤지만 난 그저 삼겹살~ 삼겹살!!
다 익은 삼겹살.
그리고 진리의 가위질. 고기를 가위로 자른다는 발상은 그 누가 먼저 생각했는지 몰라~
쌈장찍어 한입!! 행복해!! 사진엔 없지만 깍두기와 함께.
밥도 없다, 국도 없다. 오로지 삼겹살이 너무 먹고 싶어 삼겹살만 먹었다. 순대먹듯이.
그동안 얼마나 손을 안 댔는지 그렇게나 밀려오던 삼겹살 식욕.
푸짐하게 먹었으니 또 한 동안 생각 안 나겠구나..

덧글

  • iris 2010/01/03 19:30 #

    일본인들이 한국인들이 김치든지 고기든지 가위로 막 자른다는 사실에 놀라워하더라구요 :)
    그나저나 1시간반동안 어떻게 참으셨는 지 ㅠㅠ
    저 같으면 그냥 팬에다가 구웠다가 오븐에 구운것보다 맛이 덜하면 짜증내면서 안먹어!!!!!! 하고 말꺼예요 T-T

    저 지금 배고픈거 참고 매니큐어 바르면서 식욕 억제하고 있는 데
    이 사진보니깐........................... (털썩)
    ㅠㅠ

  • 고선생 2010/01/04 02:19 #

    ㅎㅎ 일본뿐 아니라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도 컬쳐쇼크라고 하던데요. 이건 우리나라의 독보적인건가봐요 ㅋ
    그냥.. 이왕 먹는거 더 맛있게 먹으려고 그랬죠. 팬에 단시간 굽는것보다 오븐구이가 더 맛있더라구요.
    여긴 한국처럼 얇게 썰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숯불에 구워먹는거라면 이러한 두께의 고기도 상관없겠지만..
    나은 맛을 위한 기다림은 얼마든 참아낼 수 있답니다. 그렇게 참았는데 결과물이 영 아니면 그 때 분노대폭발이지만요 ㅋㅋ
  • 홈요리튜나 2010/01/03 20:02 #

    엄마가 별 생각 없는 제게 단백질 섭취로 고기 좀 먹으라고 하시는데...삼겹살 사진을 보니 괜히 먹고 싶어지네요..세제는 일절 쓰지 않고 뜨거운 물로만 설거지를 해서 그닥 번거롭진 않아요:9
  • 고선생 2010/01/04 02:20 #

    저도 그래요. 왠만한 간단한 설거지는 펄펄 끓을 정도의 뜨거운 물 틀어서 그 물로만 헹궈도 효과 있더라구요.
    그래도.. 기름 튀고 그러는건 좀.. 그래서요. 애초에 오븐구이 하면 후라이팬을 아예 더럽히지도 않는거구.. :)
  • 하니픽 2010/01/03 20:15 #

    삼겹살을 오븐에 구워서 그런지 기름기가 쫙 빠져서 담백해 보이네요~ 예전에는 삼겹살을 먹어도 괜찮았는데 체질이 변해서 그런지 지금은 먹고 두드러기가 나서 못먹고 있답니다. 그런데 이렇게 맛있어보이는 사진을 보니 조금 간지러워도 먹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어요. 정말 침이 막 넘어가네요.
  • 고선생 2010/01/04 02:22 #

    아.. 몸에서 받지 않는다면 무리해서 먹으면 좀 안 좋은거 아닌가요.. 그래도 맛은 여전히 있으신거죠?^^ ㅎㅎ
    삼겹살은 그 '기름빠진 기름부위'가 맛있어서 먹는 부위죠.
  • 여우달기 2010/01/03 22:46 #

    저는 오븐에 구운 삼겹살을 더 좋아라해요 ㅎㅎ
    한번은 너무 기름이 빠져서 완전 납작해진적이 있었는데..
    그때 빼곤 항상 너무 맛있었던듯..
    굽다가 기름튈일도 없고 ㅋㅋ;
    아 저도 먹고싶네영.
  • 고선생 2010/01/04 02:23 #

    가장 좋은 방법이야 숯불구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솥뚜껑처럼 기름 고이지 않는 팬에 굽는게 아니라면 오븐구이가 깔끔하죠.
    보통 팬에 구우면 기름바다 되고.. 기름 다 휴지로 닦아가며 구워야되고.. 번거롭죠.
  • 여우달기 2010/01/04 10:20 #

    처음 호주서 삼겹살 혼자 궈먹을때 기름이 온사방팔방 다 튀고
    후라이팬 닦느라 미치는줄..ㅋㅋㅋㅋ
    그래서 그뒤부터는 오븐만 이용해요 히히
    근데 냄새때문에..ㅠㅠ
    냄새가 온집안에 진동해서 집에서 고기궈먹기가 좀..
  • 한다나 2010/01/03 22:56 #

    우왕 겹살님...............전 오늘 내내 죽만 먹었지 말입니다 ㅠㅠ 가족들은 삼겹살 먹었는데
    이게 눈앞에 두고도 못 먹는 기분인 것 같아요 ㅠㅠㅠㅠㅠㅠㅠ
  • 고선생 2010/01/04 02:26 #

    겹살님.. 아, 정말 장염은 좀 어떠세요..? 많이 아프시다 그래서 걱정했는데... 빨리 회복하셔서
    먹고 싶은것 맘대로 드셔야죠!! 멀리서 고기 기운 불어넣어드릴테니 얼른 나으세요.. 장염이라 하시니 제가 다 괴롭습니다..ㅠㅠ
  • chimber 2010/01/03 23:04 #

    삼겹살이 너무 먹고 싶어서 삼겹살'만' 드셨다는 데에 경악..... 하다가 한국인에게서 받은 볶음고추장에 너무 감동해서 숟가락에 고추장만 짜먹었던 기억이 나서 잠시 숙연해졌습니다...ㅠㅠㅎㅎㅎ 유학생들에게 닥치는 시련 중 5할 이상은 음식이 차지하는 것 같아요.ㅎㅎ 저도 한 두 달 전에 갑자기 삼겹살이 먹고 싶어져서 처음으로 슈퍼에서 Bauchspeck 사다가 혼자만을 위해 구워먹은 적이 있네요.. 원래 혼자 있으면 잘 안 해먹는데 그 땐 쌈장도 만들고 쌈채도 사고 얻어온 김치도 꺼내서 정말 럭셔리하게 먹었답니다.ㅎㅎ 삼겹살은 어쩔 수 없는 한국인의 소울푸드인가봐요.
  • 고선생 2010/01/04 02:30 #

    그 5할의 음식문제를 극복하고자 음식을 다양히 시도하면서 발버둥치고는 있지만 역시 안되는 건 안되더라구요 ㅎ 꾹꾹 참았다가 나중에 한국땅을 밟게 된다면.. 그 때 니네 다죽었어!! ㅎㅎㅎㅎ
    여기 삼겹살 품질로는 별 불만 없는데 파는데마다 고기 두께가 가지가지라.. 가장 품질좋고 두께도 적당한게 Kaufhof Gourmet같아요. 여긴 Kaufhof는 있되, Gourmet이 없어서... 가끔은 옆도시 에쎈에 갔다오기도 한답니다 ㅋ 가서 삼겹살 사재기 한다음 냉동고에 보관하죠.
    전 여기 쌈채가 좀 별로에요. 한국 상추가 너무나 그립네요...
  • annie 2010/01/04 09:49 #

    한국인들이 젤 좋아하는 삼겹살!
    한국음식을 자주 못하는 지역에선 정말 그리운 음식이죠..
    맛있게 드셨을 모습이 생각나는군요.:)
  • 고선생 2010/01/04 16:40 #

    한국에 있을 때도 삼겹살은 그냥 생고기로 구워먹었고
    여기서도 삼겹살이란 부위는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닌데
    제가 그동안 좀 못 먹었었나봐요..
  • chimber 2010/01/04 09:54 #

    아, 카우프호프에 구르메 매장이 항상 있는 것 아닌 것 맞지요? 전에 불고기 올리셨을 때 얇게 썬 쇠고기 질문을 드렸었는데 그 때도 카우프호프 구르메 말씀을 하셔서 저 당장 찾아나섰었거든요, 카우프호프에서 식품 매장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생각을 하면서도 갔었는데 역시 없더라고요ㅠㅠ 카슈타트 식품매장에는 그렇게 얇게 썬 쇠고기가 없었구요. 아 역시 삼겹살도 보통 삼겹살이 아니었군요.. 전 네토에서 그냥 다짜고짜 산 거였어요. 그다지 맛이 없더라고요 정말-.-;; 딱 한 덩어리 먹으니까 게눅!이었어요.ㅎㅎ;;
    고선생님께 에쎈이라면 전 함부르크겠군요, 언제 쇠고기랑 삼겹살 원정을 가야겠어요^^
    한국 상추와 깻잎이요!!;ㅁ; 전 그래도 한국식당 바로 옆에 살아서 여름에선 가르텐에서 난 한국씨종 상추와 깻잎을 먹을 수 있답니다. 그마저도 겨울엔 항상 양상추에 쌈 싸먹는 신세에요. Kopfsalat도 그냥 아쉬워서 먹는답니다. 쌈채를 마음껏 시켜 먹을 수 있었던 한국이 참 아득하네요-_-;;
  • 고선생 2010/01/04 16:45 #

    왠만한 카우프호프엔 지하층에 다 있었는데 여기저기 도시 돌아다녀보니까 가끔 없는 곳도 있더라구요. 대도시인 브레멘의 카우프호프에 없다는건 좀 의왼데요..
    카슈타트도 나쁘진 않지만 품질은 카우프호프가 더 좋은것 같아요. 부위의 다양성으로 보자면 real이나 kaufland도 괜찮았는데..
    삼겹살은 Edeka도 괜찮았어요. 아니면 아예 정육점에서 얇은 Scheiben으로 썰어달라고 하는것도 괜찮겠네요. 먹을만큼만 살 수도 있고. 집 근처인 REWE엔 별로인가요? 그 수퍼에선 고기를 제대로 본 적이 없어서..
    이야.. 한식당이 있다는 것과 친분이 있다는것이 그저 복입니다.. 전 베를린에서는 한국상추를 공수받아 재배까진 해봤고 한번의 수확은 거뒀었으나.. 지금 일루 왔잖아요..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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