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간의 식판 식사 시리즈 by 고선생

1달하고도 1주일간 본의 기숙사에서 지내는 동안 해먹었던 음식들 시리즈입니다.
가져간 조리도구도 최소한이고 그릇은 배식판 하나 뿐이라 모든 음식이 배식판에 담겼네요.
군대 이후로 식판 쓸 일이 있을 줄은 몰랐는데 유학와서 식판이 그저 제일 편하군요.
설거지도 편하고 자잘한 반찬 그릇 필요없고.

공부하느라 거창하게 요리할 시간도 없고 해서 대부분 즉석식품 혹은 간단한 조리음식
위주입니다. 뭔가 사진들을 보니 급식 먹는것 같네요. 다는 아니지만 틈틈이 사진으로
남겨둔것들 포스팅해봅니다.
건새우볶음, 멸치볶음, 김, 참치캔, 밥.
아마도 가장 많이 차려먹은 조합일겁니다. 건새우볶음과 멸치볶음, 오징어채무침은 밑반찬으로
만들어간 거고 거의 한달을 먹었죠. 김도 가져갔고.. 참치캔은 훌륭한 즉석반찬이죠.

이런식으로 가장 많이 먹었고 밑의 사진들은 좀 잘 해먹었다 싶은 식단 위주로 올립니다.
계란말이정식. 계란말이 정도야 만만히 해먹는 음식이죠.
멸치,새우볶음 밑반찬과 즉석 미역국과 밥.
된장찌개 정식. 된장도 찌개용 즉석 건조된장입니다. 요샌 별게 다 나오네요.
쫌 잘 먹은 쇠고기스테이크정식. 국은 북어국, 쇠고기스테이크는 타바스코소스를 쳐 먹었습니다.
타바스코소스는 무자극의 맛이 반복되는 일상속에서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무턱대고 산 건데
그래도 나름 매우니까 만족스러웠습니다. 고기같은거 먹을 땐 딱이죠.
레버부어스트를 바른 빵과 블루치즈의 조합. 빵은 그냥 싸구려 수퍼에서 파는 샌드위치식빵이지만
여기에 돼지간으로 만든 레버부어스트도 나쁘지 않습니다. 레버부어스트의 눅진한 맛엔 생양파를
얹는것도 무척 좋죠. 그리고 내사랑 블루치즈~~!
먹다남은 블루치즈와 레버부어스트, 그리고 토마토를 추가한 간단한 식단.
독일 동북부지방음식인 아이스바인 정식. 아이스바인은 다 만들어진 상태로 진공상태로
포장되어 파니까 그냥 냄비에 물 좀 붓고 끓여주면 완성입니다. 필수로 곁들여야 할
사우어크라우트(절인 양배추) 그리고 같이 먹은 빵은 치즈빵의 일종인 캐제슈탕에.
아이스바인 끓인 물이 하도 진국이라 그 국물로 나중에 된장찌개 끓였죠.
볼로네제소스에 비빈 라비올리. 라비올리는 고기가 들은 것 보다 허브와 치즈가 들어간 걸 훨씬
좋아하죠. 냄비에 데친 후 물 버리고 소스를 끼얹어 비볐습니다. 무슨 짜파게티 조리하듯.
마땅히 담아먹을 그릇도 없고 말이죠..
삼겹살 정식. 죽 보면 김치의 부재로 인해 야채섭취를 위해 양파를 꽤 많이 먹었죠.
여기서도 즉석건조쌈장을 물에 풀어 생양파를 반찬삼아 찍어먹었습니다. 삼겹살은 소금과
후추만 뿌려 구워냈고.. 나름 잘 어울리는 조합.
이러저러한 조합의 토스트식빵정식. 허브가 섞인 크림치즈도 발라먹고, 고우다치즈와 햄,
치즈와 연어 등 이런저런 재료들을 얹어 먹었습니다. 공동주방에 식빵용 토스트기가 있어서 다행.
양파오믈렛. 속재료로는 양파만 잘게 썰어 구워낸 단순한 오믈렛입니다.
양은냄비에 신라면. 자취생의 심볼?
원래 라면은 끊었었는데.. 이번의 상황 때문에 몇 개 비상식으로 사갔죠.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장점 하나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더라구요. 라면을 먹을 땐 계란을 꼭 넣습니다.
하지만 휘휘 풀진 않죠. 넣은 그대로 덩어리져서 익는게 좋습니다. 삶은 계란 얹은것처럼.
우유만 만나면 영양이 골고루 함유된 한 끼.
초간단 한끼식사인 켈로그입니다. 아침식사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정작 아침에 먹는적은 별로 없는 듯.
계란토스트와 샐러드한냄비(?), 절인 청어. 계란토스트는 참말로 오랜만에 해 먹었습니다.
아마도 독일 와서 처음 한 듯? 계란토스트는 언제나 맛있죠. 야채샐러드는 발사미코드레싱을
곁들였고 생선먹고 싶어 산 청어는 여전히 맛있습니다.
이거야말로 진정한 통닭정식 ㅎㅎ
배식판에 담겨있는 모습이 참으로 어색하군요. 일선 학교급식이 이렇게 나온다면 좋아죽겠죠.
이렇게 해서 반 마리 먹고 저녁에 나머지 반마리를 해치웠죠.
역시 비상용으로 챙겨간 한국에서부터 날라온 스팸 한 캔.
마땅한 반찬이 전혀 없던 어느날, 캔 따서 그대로 숟갈로 퍼가며
먹었습니다. 텐트치고 야영하면 익숙한 그 방식...
영화 '집으로...'에서 유승호군도 그렇게 먹었죠.
아이스바인은 이번까지 두번을 먹었죠. 아이스바인의 진미는 역시 껍질!!
계란북어국정식. 즉석북어국에다 계란을 풀어넣었습니다. 티는 안나지만.
그리고 역시 챙겨온 밑반찬조합.
닭가슴살구이와 일본식된장국 그리고 밑반찬. 닭가슴살 구이도 냉장코너에 완전히 구워진걸
포장해서 파는거죠. 그리고 참 많이 끓여먹은 즉석일본된장국.
주말 브런치였나.. 로스트한 돼지고기슬라이스와 훈제연어, 독일식감자샐러드와 토스트식빵.
감자샐러드는 독일 어느 음식과도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일명 바이에른정식. 독일 바이에른지방의 음식인 흰소세지정식입니다.
데쳐먹는 소세지이고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하죠. 전용 달짝지근한 겨자를 찍어먹는게 제 맛입니다.
껍질은 벗겨먹는게 맞다고 하지만 전 그냥 다 먹습니다. 빵은 브레첼이 곁들여지는거지만
브레첼과 같은 맛의 라우게브로트를 곁들였습니다. 맥주는 없지만..
먹다남은 흰소세지 하나랑 샐러드, 블루치즈, 삶은계란, 그리고 오븐에 구운 브뢰쳰입니다.
슬슬 본 오기 전에 먹던 스타일대로 발전하고 있네요. 어쨋든 빵이 주가 된 정식은
차려먹기 굉장히 간단하니까요. 대부분 밑반찬에 밥을 많이 먹었지만 빵도 잘 먹었습니다.
유학 와서도 한식만을 고집하는 분들은 안 그러겠지만.
삼겹살을 넣은 된장찌개정식. 삼겹살을 끓이고 그 약간 우러나온 국물에 그대로 된장 투하, 양파 투하.
육류는 없는 치즈정식. 널찍한 고우다치즈 한장, 블루치즈, 그리고 오븐브뢰쳰과 샐러드.
무슨 기내식같아보이기도 하는군요.
비로서 만들어온 멸치볶음과 오징어채무침, 새우볶음이 다 떨어지고.. 김만 남았죠.
계란말이와 독일식 동그랑땡인 프리카델른 정식입니다. 짭짤하니 밥과도 잘 어울리죠.
본 떠나기 전 날. 쌀도 떨어지고 빵도 떨어졌습니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언젠가 사두었던
스테이크가 한 덩어리 남았네요. 최후의 양파를 썰어 같이 구웠습니다.
불조절에 나름 성공해, 미디엄정도로 익히는데 성공했습니다. 레어를 가장 좋아하긴 해도
전문 스테이크점이 아닌, 집에서 레어로 제대로 굽긴 힘들죠. 
본을 떠나는 당일 아침, 냉장고를 정리해보니 계란 두개와 먹다 남은 까망베르치즈가 있더군요.
계란은 삶고 치즈와 같이 아침으로 먹고 냉장고를 깨끗이 비우는데 성공했죠.


한달간 그렇게 잘 해먹은 적은 많지 않지만 식판과 함께 차려낸 음식들과 함께 한 시간들이였습니다.

덧글

  • 루아 2009/09/27 22:17 #

    이렇게 보면 고선생님 참 부지런하시단 생각이... 저는 학기 시작하고 제대로 밥 해먹은 게 손에 꼽을 정도예요. 모양과 맛이 너무 부끄러워서 이글루에 올릴 수도 없네요.
  • 고선생 2009/09/28 16:53 #

    저도 슬슬 제대로 바빠질건데 그땐 저도 일반적인 학업에 치이는 유학생이 되겠죠. 제대로 차려먹기보단 싼 음식이나 학교식당을 이용하게 될 거구요. 물론 이따금 요리는 할 테지만 그래도 최소한 이 정도급은 할 거 같아요. 요리는 아니고 그냥 집에서 먹는 수준이죠..
  • 키마담 2009/09/27 22:52 #

    스크롤 내릴수록 침이 고여서................흡 ㅠㅠ
  • 고선생 2009/09/28 16:55 #

    ㅎㅎ 왜 배고플 때 보시고 그러세요 ㅋ
  • 펠로우 2009/09/27 23:06 #

    이 꼼꼼함은 따라가지 못하겠네요^^ 제한된 상황 속에서 나름 식단 변화를 주려 한 노력도 엿볼 수 있구요. 생선류만 제외하면 고국에선 좀 부러워할 만한 식재료도 몇개는 있구요^^
  • 고선생 2009/09/28 16:56 #

    단순하게 밑반찬이나 해서 먹다가 지겨워서 안되겠다 싶어 이것저것 먹었습니다. 뭘 먹든 식판에 대동단결이지요..ㅎ
  • 알렉세이 2009/09/27 23:12 #

    통닭정식에 격뿜.ㅋ

    정말 맛난 것들 많이 해 드셨군요. :)
  • 고선생 2009/09/28 16:56 #

    제가 가진 그릇이 식판 뿐이라 담을 데가 없더라구요. 통닭 한마리를 올려놓고 그 그림이 가히 보통이 아니였습니다 ㅋㅋ
  • 여행유전자 2009/09/28 01:13 #

    절인 청어(좋아합니다~)와 전용 소스(역시 제 짝에 먹어야지요~)에 찍어 먹는 데친 바이에른 흰 소시지(좋아합니다~)가 부럽습니다
    블루치즈는 다행스럽게도 오늘 사가지고 집에 들어왔네요 ^^
  • 고선생 2009/09/28 16:57 #

    언급하신 모든 음식이 여기선 매우 흔한 식재료라 전 당연하게 먹곤 있지만 저도 한국 돌아가면 그 당연함이 그리워지겠죠..
  • 케니 2009/09/28 01:49 # 삭제

    라면에 넣는 계란의 용법에 참으로 동의하는 바입니다 ㅇㅇ
  • 고선생 2009/09/28 16:58 #

    그렇습니다. 계란을 풀다니, 계란국도 아니고 말이죠!
  • skibbie 2009/09/28 03:17 #

    우월하시네요.
    본받고 싶습니다.;;
  • 고선생 2009/09/28 16:58 #

    남다른 식욕과 식욕만족을 위한 약간의 부지런함만 있다면 되는겁니다..
  • 이네스 2009/09/28 07:37 #

    어어어억. 환상적이군요. 잘보고갑니다~
  • 고선생 2009/09/28 16:58 #

    감사합니다-
  • 삿쨩 2009/09/28 09:58 #

    이정도 급식이라면 저도 먹고 싶네요.

    고등학교 때 급식은 한숨만 자아내서 결국 도시락을 싸 들고 다녔었는데

    여기는 통이 크네요. ㅋㅋㅋㅋ
  • 고선생 2009/09/28 16:59 #

    급식.. 모양새이긴 하지만 스스로 차리는 급식이죠.
  • 꿀우유 2009/09/28 16:56 #

    상 드리고 싶네요 상 ㄷㄷㄷ
    모두모두 사랑하는 것들이지만 이 중에서 오늘 저녁으로 딱 하나 고르라면 라비올리. 탐나요............
  • 고선생 2009/09/28 17:09 #

    상 주시는거에요? 우와~~ ㅎㅎㅎ
    파스타를 먹고 싶은데 가지고 간 냄비가 작은 양은냄비뿐이라 파스타 면 삶기도 비좁고.. 그래서 라비올리 먹었죠. 간단하게.
  • 박혜연 2009/12/02 20:19 # 삭제

    저걸 보면 우리나라 급식메뉴로 착각할듯... 식판이 꼭 초, 중, 고교 급식식판같아서요!
  • 보라공주 2010/01/07 13:38 # 삭제

    너무 맛있게 해드시네요.. 대단하세요., 전 아마 챙기기 귀찮아서 안먹거나.. 초코렛한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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