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단 국내영화치고 상당히 참신한 소재. 밀리터리 호러라는, 겉만 봐선 군대영화지만 그런 군인영화에 공포물을 퓨전시킨다는 건 지금껏 보지 못한 발상이다.(적어도 국내영화에선)
국내 공포영화라면 옛날옛적부터 지금까지도 줄기차게 써먹는 흰소복이나 흰교복의 여자귀신물이나 최근들어 '좀 생각하게 만드는' 미스테리 호러물같은 류가 보편적인데 이건 밀리터리물에 미스테리 호러를 섞은 격이다. 반전은 없지만...
앞뒤 진부한것 다 빼버리고 처음부터 공포스럽고 긴장된 분위기는 끝까지 유지된다. 여유스런 장면에서조차 방심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긴장이 되니. 솔직히 말해 연출상 확 무서운 장면은 없다. 귀신이 춤을 추는것도 아니고 잔인무도한 살인귀가 법석을 떨지도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극적인 것이 아닌, 전체적으로 '느끼는', '스며드는' 공포라고나 할까. 주어진 상황에 보는 관객이 동화되어 부대원들이 느끼는 막연한 공포감을 같이 체험함이다.
다만, 어느 정도 계속 긴장은 되는 반면, 딱 무서워! 할만한 포인트가 없는게 아쉽다. 그게 꼭 놀래키거나 귀신이 갑자기 확 나타나거나 하는 진부한 연출 아니고도 이 정도로나 분위기를 조성했으면 충분히 절정을 터뜨려줬을 만한데,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덕분에 호러는 호러되, 그다지 무섭지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무섭다가 만다. 긴장의 최고조까지 끌어올린 후 그대로 또 슬며시 풀려버린다. 한 방이 없다.
군인영화가 이렇게 공포물과도 섞일수가 있구나 하는 새로운 느낌을 받은 영화, 그리고 딱 군인틱한 건조하고 메마른 듯한 화면색감, 시종일관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게 하는 공포스런 배경분위기와 으스스한 사운드. 그러나 결정적으로 딱 한 방이 아쉽다. 그 한방이 모자라 좀 그렇지 상당히 괜찮은 영화였다..
덧글
귀신의 의미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읽으면서 감탄을 금할수 없었드랬지요-
저는 한국 공포 영화중 Best No.3안에 드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이것보다 더 아쉽고 허탈하고 안타깝기까지 한 영화는 '남극일기'...
그 캐스팅에, 그 출중한 배우의 연기력에, 그 로케에....
하지만 공포영화라고 하기도 애매하고 연기와 심리묘사는 훌륭한데 반해 전개방식이 지지부진하고..
장화홍련도 참 인상깊었죠. 알포인트는 추천합니다.
로그아웃했다가 이거 보고 글 쓰러 다시 로그인하네요^^:;
알포인트는 정말 덜덜 떨면서 봤습니다.
그 사원건물의 흉가 분위기는 최고였고,
마지막 씬에서 눈동자도 무서웠구요.
후속작(맞죠?) gp506은 알포인트보단 좀 실망스러웠지만요.
말씀하신 후속작은 전 리플 주신거 보고 첨 알았네요. 몇년간 한국 영화를 간간이 들려오는
흥행작 외에는 소식에 어둡다보니... 보고싶네요!!
근데 밀리터리 공포라니, 특이하군요.
즐기는 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도 영화관에서 찾게 되고요.
하지만, 오히려 원초적인 공포물에 제가 좀 약해요. 엑소시스트 이런거..
좋아하던 감우성 영화라 흥행이 더 반가웠고 그랬었죠.
이 때에, 2003~2005 이 즈음에 수작들이 참 많았는데.... 참신한 시도도 많았고요.
다시 한번 다양한 작품들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새로운 시도가 돋보이는 영화도 흥행이 좀 잘 되었으면. 그러며서 관객수준도 높아지고 더 좋은 시도가 나오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