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어 by 고선생

정말 외계어라는 말이 딱일만큼 요즘 어린 세대들의 말하는 행태는 너무하다. 그나마 나도 아직은 20대로 완숙한 어른층에 끼지 않고 인터넷도 많이 하니 이것저것 접하니까 아는거지, 요새의 비뚤어진 어린애들의 언어습관에는 정말 이젠 짜증까지 난다.

 

차라리 이모티콘같은거는 애교다. 아니 오히려, 문자로서 나타내는 감정표현이라는 점에서 글의 분위기를 업시켜주는 기능은 좋다고 생각한다. 컴퓨터 자판 기호를 사용하여 다양한 감정표현을 나타내는걸 보고 있자면 그 무한한 응용력이 놀랍기도 하고. 전체문맥과 '....'으로 대표되는 평범한 기호만으로 표현되던 문장의 감정을 보다 다양히 시각화했달까.

 

문제는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고 유행타기를 반복하는 무수한 신조어들인데.. 말그대로 새롭게 조합된 언어들. 그런 말들이 국어 어법과는 전혀 무관할뿐더러 어린계층들 외에는 통용되어지지 않는 그들만의 언어라는데에 문제가 있다. 요새 우리가 쓰는 말을 소재로 방송하는 쇼인 상상플러스같은 경우에도 어른들의 말은 옳은 말들이니 다시금 배우고 통용되어져야 한다는 방향으로, 십대들의 언어는 고쳐써야 한다는 방향으로 흘러간다.(내가 이 글에서 말하는 상상플러스란 노현정 아나운서가 진행하던 말 맞추기 시절 때. 요새도 그러한지는 모르겠다. 안 본지 3년째라)

 

신조어의 배경에는 역시나 수많은 순기능보다 더더욱 광범위한 역기능을 양산해내는(거라고 난 개인적으로 주장하는) 인터넷과 휴대폰의 영향이리라. 신조어들을 보면 순 '억지스런 합성어'들이다. 이단어 저단어 막무가내로 글자 하나씩 따와서 그들만이 공유할 수 있는 의미를 띄는 전혀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낸다. 물론 국어문법에 합성어가 없는것이 아니나, 문법에도 맞지 않는대로 억지로 합쳐버리고 유행타버린다는게 문제다.

합성어 뿐 아니라 말투, 어감 등 전혀 엉뚱한 부분이 발단이 되어 극대화된 고정언어로 변모하는 경우도 참 많다.

 

상상플러스에서 어른들의 말의 의미를 유추하는 학생들의 말을 들어봐도 꼭 합성어라는 전제하에 해석을 해버린다. 그런만큼 합성어 문화가 어린세대들 언어습관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것이다. 문제는 대중매체에서도 자발적으로 언어를 고치자는 취지의 쇼프로그램은 상상플러스뿐, 다른 곳에서는 오히려 그런 단어들을 여과없이 쓰는 경우가 허다하다. 오락프로같은 경우엔 주시청계층이 어린애들, 젊은층이라 그들의 공감대를 맞추려고 그러는거겠지만 난 요즘 대중매체에 대한 불만이 '공감'과 '선동'을 이끌려는 노력은 부단히도 하는데 반해 '선도'에 대한 노력은 진짜 없다는것이다. 음식으로 따지면 먹기 좋고 맛있는 음식만 편식한다고나 할까. 분명 몸의 영양 균형을 위해서는 맛없어도 몸에 좋은 음식도 먹어야 하는데 말이다.

 

인터넷과 휴대폰의 보편화로 인해 채팅, 문자 등 말보다 글자로 의사소통하는 경우가 더욱 많아진 세상이 되어지다 보니 최대한 손 안 피곤하게 적게 쓰면서 의미를 전달하려 하는 의도에서 생겨나는게 그런 엉터리 합성어들이라는건 다들 안다. 또한 저연령층의 '유행'에 대한 민감도야 말해 무엇하나. 또한 길가다 휴지 하나 버리는것 만으로도 찍혀서 온라인에 노출되는 순간 순식간에 평범한 사람 사회에서 매장되는 이런 정보화 세상에서.


저연령층이라고 못밖기도 뭐한게 외계어를 쓰는 사용층은 과거에 비해 더더욱이나 그 폭이 커진 것 같다. 어린층을 넘어 젊은층 대다수가 그러한 언어문화에 길들여진듯 하다. 난 못알아먹는게 대부분이지만 대부분의 네티즌은 키보드만 잡으면 외계어모드로 사고가 전환되는지 너무도 매끄럽게 잘들 사용한다. 그런 언어를 검색해서 뜻을 알고 나서야 뭔 말인지 알 정도다. 독일어 해석해가며 사는것도 힘에 부치는데 이젠 우리말도 해석해야 될 게 늘어나고 있는 현실이라니.

 

세상 자체가 언어습관을 방치해두고 설사 선도하더라도 광범위한 인터넷과 휴대폰의 세계에서는 그들만의 구미대로 놀아나고 있으니 고쳐질리 만무하고 계속 생겨나는 외계어들을 막을리도 만무하다. 사실 내 입장에서도 뾰족한 수는 보이지 않으니 답답할 뿐이다. 이러한 언어파괴, 외계어생산의 현상은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보도에서도 익히 접했듯이 디지털이 지배하는 전세계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독일에서도 어른세대들은 젊은층의 '엉터리 독일어' 사용 현실에 혀를 차기 일쑤다.


하긴 나도 인터넷이나 휴대폰 문자시 가끔 외계어를 사용하긴 했다. 엉터리 합성어나 축약어가 아닌, 내 경우엔, 주로 맞춤법을 흘려버린 단어쓰기였다. 가령 받침글자를 안 쓰고 반올림해버리는 식이라든지.. 그리고 이모티콘 정도? 그러나 나도 심지가 굳지 못해서인지 그게 내가 좋아서 사용한다기 보다는 남들 다 쓰는데 나만 올바른 국어 쓰면 고지식하고 답답하다고 인식되어질까봐 가볍게 조금씩은 쓴다. 말그대로 눈치일 뿐이다. 외계어를 싫어하는 나조차 한수 접고 이렇게 사용해주는 편이니 말 다했다.

한글문자 안 쓰고 산지 몇년째라 그것도 옛말이구만.

 

이러한 문화는 고정되어버린 것 같다. 아마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다. 더 심해지면 심해졌지. 그저 재미로, 한순간의 유행식으로만 그치길 바랄 뿐이다. 설사 디지털기기와 함께라면 외계어를 남발하던 그들도 온라인과 현실은 철저히 구분해주기를 바랄 뿐.

그래도 나의 세대는 실 언어생활에서는 거의 안쓰다시피 하는데 어린애들은 또 모르겠다. 설마 실제로 입으로도 내뱉는것일까. 아마도 그렇겠지. 정말 짜증나.


덧글

  • 삿쨩 2009/08/24 10:19 #

    가끔 초딩 블로그에 보면 외계어를 넘어 암호 수준의 글들도 있는데 루리웹 유게에서 다같이 합심해서 한참 리플로 해석했던 기억이 나네요... -ㅅ-;;
  • 고선생 2009/08/24 22:09 #

    다른 얘기지만 전 이글루스가 좋은게 성인들만 있어서 좋습니다.
  • 루아 2009/08/24 14:12 #

    완벽한 표준어와 외계어를 넘나들 수 있다면 그것도 나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다만 외계어 밖에 못한다면...휴.
  • 고선생 2009/08/24 22:12 #

    외계어밖에 못하는 사람이야 없겠죠. 또한 외계어를 남발하는 사람도 어디까지나 그게 인터넷같은 제한된 공간에서만 사용하는게 일반적이겠지만 이미 현실세계에서 인터넷과 디지털의 영향력이 절대적으로 성장해버린만큼, 실생활에서도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는다는게 문제입니다. 실제로 머리가 덜 큰 아이들에게서는 뚜렷이 그 문제의 현상을 볼 수 있죠..
  • kimji 2009/08/24 14:52 #

    이건 정말 큰 문제라고 봐요. TV쇼프로를 자주 보는 편은 아니지만 방송에서 그런 인터넷 용어가 아무렇지도 않게 나오는걸 볼때마다 나중엔 외계어도 자연스럽게 쓰이게 될거 같아서 그저 걱정만 쌓입니다; 실제로 과제 레포트에서 맞춤법 틀리거나 인터넷 용어를 갖다 쓰면서 그게 올바른 표현이라고 알고 있는 경우도 봤구요.
    가끔가다 생각합니다만 한국어 사이트에 들어온 외국인이 한국어를 조금 아는 상태에서 읽어보려고 하면 과연 읽을 수 있는 글이 얼마나 될지....;;;;; 아름다운 한글이 망가져가는걸 볼때마다 그저 답답하네요ㅠ
    아무래도 교육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맨날 영어 중국어등등 외국어만 닥달하지 말고 국어부터 좀 신경써야 할 때 같은데 말이죠.(사실 외국어를 제대로 공부하면 자연스럽게 국어도 신경쓰게 된다고 생각하는 편이지만 현실을 보면 어느쪽도 제대로 교육이 되고 있지 않아보여요-_-;)
  • 고선생 2009/08/24 22:17 #

    TV쇼에서 그런 용어를 막 사용하는게, 단지 그런 현상이 '유행이라서' 공감대를 위해서 쓰는거죠. 아무리 그게 전반적인 문화현상이고 공감유행이라 할 지라도 방송같은데선 객관적으로 옳은 방향인지 그른 방향인지 정도는 자가판단 좀 했으면 좋겠습니다. 글에도 썼지만 도무지 요새 방송은 공감만 중시하고 선도는 아예 없어요. 방송매체가 대중에게 주는 영향이 얼마나 큰데 말입니다.

    제 생각엔 교육의 문제도 중요하지만 어디까지나 현재가 디지털의 시대라는게 가장 큰 문제인거죠. 어떻게보면 뚜렷한 원인은 없습니다. 시대현상이죠. 그러한 문제때문에 '그러면 안 된다'라고 가르치는 교육이 새로 첨가되어야 할 판이죠. 디지털세상 전에는 이런 문제따윈 없었으니까요.
  • 웃는얼굴 2009/08/24 16:13 #

    신조어나 외계어에 익숙해 지면서 제 자신이 점점 한글의 정확한 사용법을 잃어버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 고선생 2009/08/24 22:18 #

    옛어르신들은 TV라는 '바보상자'를 멀리하라고 충고하셨지만 디지털세상인 이 때에, 그 분들의 관점으로 보자면 사람 바보 만드는 것들만 양산되고 있죠. 그것도 전세계가 경쟁적으로.
  • 2009/08/25 23:45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고선생 2009/08/26 02:10 #

    남의 시선 의식하느라고 가끔 쓰신다는건 저랑 완전 같은데요! ㅎㅎ
    에구 참.. 문제에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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