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뮌스터Münster, 구시가와 자전거 by 고선생

뮌스터 관광엔 세가지만 기억하세요.

대성당, 교회, 시청사.

그 외에 별다른 중요한 명소는 없지만 보존이 잘 된 구시가와 그 구시가 안에서 볼
대표적 관광지는 이 세가지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 이 세개는 거의 붙어있다시피 가까운 거리에 나란히들 있다.

뮌스터의 역사는 오래 되었다. 8세기 무렵부터
세워진 도시라니 상당한 고도인 셈.

30년전쟁베스트팔렌조약의 역사의 현장이기도 한 뮌스터.
유럽의 여러 나라가 개입되어 독일이 황폐화된 종교적 성격의 큰 전쟁이였던
30년전쟁은 이 곳 뮌스터에서 체결된 베스트팔렌 조약과 함께 종결되었다 한다.

현재는 규모는 작지만 현대와 조화를 이루는 작은 구시가 구역과
종합대학교, 전문대학교, 예술대학교 등 많은 대학교들이 있어
학생도시로도 유명하다.
이 곳이 구시가지역에서 가장 큰 건물인 뮌스터대성당, 뮌스터돔(Dom).
바로 앞에 노천카페가 있어 커피 한잔 시켜놓고 앉아서 쉬며 감상하기 참 좋다.
13세기 당시의 건물이라 한다. 독일 고딕건축의 대표작이라고.
고딕답게 단단하고 곧은 외형과 푸른 빛깔의 지붕이 인상적이다.

그리 화려하지 않으면서 튼튼해보이는 느낌은 퍽이나 독일스럽다고나 할까.
돔에서 도보 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성 람베르트 교회.
이 교회 주위로 구시가에서 가장 번화한 중앙시장거리로, 현재 역시
번화한 쇼핑가다. 상당히 높고, 건물 자체는 14~15세기 당시의 것.
첨탑의 모양새는 역시 고딕성당인 쾰른돔과도 비슷한 느낌이다. 첨탑은 하나지만.
뮌스터란 도시에서 한가지 인상깊었던 것은 자전거 이용객이 엄청나다는 것.
또한, 다른 독일의 도시들에 비해(적어도 내가 돌아다녀본 도시중에서도)
시민들의 자전거이용률이 엄청나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다른 어느 도시보다도 자전거도로 시스템이 잘 되어
있었고, 옥외 자전거 공용 주차장 시설도 도시 이곳 저곳에 마련되어 있었다.
심지어 중앙역 앞에는 자전거 지하주차장까지.

이 곳의 대중교통은 버스밖에 없다. 지하철도, 트램도 없다.
생각해보니 버스 외엔 대중교통이 없는 소도시기도 하고
그렇기 때문에도 자전거 이용해서 다니기 편리한 도시적 특성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버스의 배차간격도 느린 편이였고 서독지역답게 저녁 8시만 지나면 버스는
야간모드(?)로 전환되어 한시간에 한대꼴이 되어버린다.
이러고보면 베를린이라는 도시가 얼마나 다른 도시에 비해 자유스런건지..
교회를 중심으로 사방으로 펼쳐진 번화가. 돌길과
옛건물들로 유지되고, 유지하면서도 온갖 상점들이 그 건물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고 입점해 있어, 과거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유럽을 여행하다보면 현재 한국을 볼 때 가장 부러운 것이 바로 이거다.
과거와 현재의 조화. 뛰어난 과거의 보존 혹은 그보다 더 뛰어난 복원.

전쟁통에 구시가의 모습이 거의 없어져버린 폴란드의 바르샤바도
옛 자료들을 총동원해 구시가의 모습을 제대로 복원시켜놓는걸 보면
아무리 전쟁통에 옛모습 다 잃은 한국이라 해도 어느정도 핑계가 아닐는지?

바르샤바 뿐이 아니라도 유럽의 많은 도시들은 전쟁통에 폐허가 된
도시는 많다. 현재에 와서 복원을 해냈기에 현재에도 과거를 엿볼 수 있는거지.
실상 정말로 피해없이 과거당시 그대로 현재까지 내려오는 고도는 많지 않다.
복원력의 승리인 것이다. 복원에의 의지와.

그나마 남아있는 것들도 보존도 제대로 하긴 커녕, 과거의 모습들은 자꾸만
철거하기에만 앞장서고 있으니.. 인위적인 뭔가의 볼거리가 아니더라도
과거를 엿볼 수 있는 그 자체가 훌륭한 관광거리인것을..

미국의 시카고처럼 현대의 건물 투성이인 곳도 완벽한 도시계획과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특색있는 건물들로서 충분히 관광의 메리트를 제공하고 있지만
현대물 중에서도 세계인의 이목을 끌만한 특색있는 무언가가 한국에서
꼽을만한게 도대체 뭐가 있는지.

세계 이곳저곳을 여행하다보면 적어도 그들의 그러한 지혜들에 탄식이 나오기 일쑤다.

"도대체 한국은 왜!!!??" 라고..
울컥해서 얘기가 좀 샜다... 암쏘쏘리벗알러뷰.

여기는 뮌스터의 구시청사다.

건물 앞면이 상당히 특색있게 생겼다. 독일의 여럿
다른 옛시청의 모습들처럼 계단형의 앞지붕형태로 시청임을
인지하긴 하지만.. 다른 시청들의 모습과도 차별성이 있다.
이곳에서 1648년, 30년 전쟁의 종결을 짓는 베스트팔렌조약이 체결되었다.
그 역사의 현장인 평화의 방은 현재 관광명소로서 보존되어 있다.
이 건물도 2차대전 통에 파괴되었지만 복원을 잘 해놓은 사례.
규모가 작은 구시가답게 건물들도 낮은편.
멀건이 쳐다보며 츄르릅 침흘렸던 맛있어보이는 빵들이 즐비한 제과점 앞에서.
이 지방에서 특히 흑빵과 호밀빵 계열이 주력인것 같았다.
구시청사와 성 람베르트 교회는 한 길 위에 가까이 있었다.

내가 뮌스터를 방문한건 실기시험 때문이였다. 이틀의 일정이였고
첫째날엔 포트폴리오 제출만, 이튿날에 시험이였기에
첫날에 남는 시간에 돌아다녀본 것.
실기시험을 마치고 학교 앞에 다들 둘러앉아 결과발표를 기다리는 중.
오후 5시 정도에 난다는 발표를 기다리는 중.
하지만 예고한 5시가 지나도 발표는 계속 지연이 되고..
다들 지쳐서 파김치가 되어가는 무렵에...
저녁 7시쯤이 되서야 나온 결과발표.
결과는... 실기시험 합격~! 120번.

..이 때는 다 끝난줄 알았는데.. 이게 끝이 아니였다는...-_-
암튼 그 날 기쁜 마음으로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ICE(고속철) 안에서.
9시 정도의 붉은 노을...